호주국립대(ANU) 한인학생들도 한국의 ‘최순실 게이트’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이 대학의 정우진(외교학과 4학년생) 씨 등 학생 9명과 캔버라 한인동포 4명은 10일 오전 10시 캔버라의 주호 한국대사관 앞에서 ‘대한민국을 더 이상 부끄럽게 하지 말라’는 제목의 ‘호주국립대학교 한인 학생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국 선언문에서 “현재의 대한민국은 상식을 잃었다. 공익을 추구했어야 할 대통령의 권력은 비선에 전달돼 사익 추구에 활용됐다. 국민은 상식적으로 권력을 이양했으나 진실로 그들은 국민을 개, 돼지로 여겼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박근혜 대통령의 미필적 고의는 국민을 우롱했다. 수많은 의혹 앞에서 이 정권은 모르쇠였고, 불의했으며, 혼이 비정상이었다”며 “모국의 중대한 결정이 검증받지 못한 비선실세에게 장악되어 농락됐다는 사실이 전공과 지향을 불문하고 우리를 이 자리에 서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국의 가족, 친구들과 더불어 작금의 이 치욕에 대면하여 우리는 분노하며 질문한다”라며 “내가 떠난 내 나라는 봉건제 국가였는가? 우리는 왜 호주 땅에서 한국 지도자들을 보며 자부심이 아닌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가? 왜 우리는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이런 기회를 통해 드러내야만 하는가?”라고 통탄했다.

이들은 이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헌법 정신의 기초인 민주공화정과 주권재민을 일거에 무너뜨린, 주권자를 유린한 반민주적 행위이다. 법치가 아닌 샤머니즘이다. 이를 방관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자로서의 권위와 정당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에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국정운영 중단과 하야, 박 대통령의 특검 수사와 그에 따른 책임 수용, 검찰의 엄정한 수사, 사법부의 강력한 처벌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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