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 자리 부족, 다른 옵션 없다”
대부분 자해 위험 ‘자살 방지 옷’ 입혀 

워치하우스에 수감된 청소년이 자살 옷을 입고 경찰과 얘기하고 있다.

호주는 1인당 GDP(국내 총생산), 삶의 질, 건강, 교육, 경제적 자유, 시민 자유와 권리의 보호 등 다양한 국가간 비교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복지 선진국이다. 2012년 OECD 국가 중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ABC 방송 탐사 프로그램 포 코너스(Four Corners)가 최근 폭로 고발한 '워치 하우스 파일(Watch House File): 퀸즐랜드 성인 강력 범죄자 수용소의 미성년자들' 제목의  방송을 보면 복지국가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의 수감 실태가 얼마나 충격적인지 그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포 코너스 제작진은 정보접근 권리(Right to Information)를 통해 ‘공립 보호자 사무국(The Office of the Public Guardian, 이하 공립 보호자)’의 수용소 방문 기록 보고서, 정부 기관과의 이메일을 근거로 실태를 파악했다. 

‘공립 보호자’는 구금된 어린이들의 격리(isolation), 자살 시도, 인지 장애 등을 관리하는 등 아동 보호 시스템에 있는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워치 하우스 파일'에 따르면 사소한 범죄를 저지른 10세-17세 미성년자들은 철통 보안시설이 되어있는 성인 중범 교도소에 함께 수감됐다.

범법 행위를 저지른 비행 청소년들의 거의 절반은 아동보호 명령 (child protection order) 아래에서 정부의 보호감호를 받게되어 있는데 소년원(youth detention center)에 이러한 청소년을 받아 줄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나탈리 시겔-브라운(Natalie Siegel-Brown) 퀸즐랜드 공립 보호자는 "수감 청소년들이 마약, 폭행 등 온갖 종류의 에피소드를 거쳐 교도소에 들어온 어른들과 함께 기거하면서 겪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라고 지적헀다. 
그에 따르면 매년 퀸즐랜드 성인 교도소 수감 청소년들이 수백 명에 이르는 가운데 특히 지난 18개월 동안 급증했다.

워치하우스를 방문한 공립 보호자가 열쇠 구멍을 통해 수감자와 대화를 나눴다.

공립 보호자 사무국 직원은 이 곳을 방문했을 때 "한 여자아이는 일주일 이상 머리를 감지 못해 머리가 너무 엉켜있다면서 머리를 감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가장 심한 경우는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남성 죄수 2명과 십대 소녀가 한 방에 수감되어 있는 경우였다. 임신한 소녀가 몇 주 동안 외부와 차단된 채로 독방에 지내야 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퀸즐랜드 정부나 관계 기관, 경찰은 알고 있을까?

포코너스 제작진은 공립 보호자 측이 여러 차례 청소년 안전과 위생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디 파머 퀸즐랜드 아동 안전, 청소년 및 여성 장관은 "치안 판사가 소년원에 자리가 없어 워치 하우스 수감을 명령했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청소년들에게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다른 옵션은 없다”고 말했다. 

또 공격적이거나 자살 시도를 하는 청소년들에게 ‘자살 방지옷(self-harm-prevention smock)’을 착용하게 하는 것에 대해 정부기관은 “자해 등을 막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병원 작업복과 같은 용도로 이해하면 된다. 스스로 목을 매거나 자해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만약의 사태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그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겔 – 브라운은 “무엇보다 워치 하우스에 수감되는 대부분의 어린이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류사회에 의해 범죄자로 분류되지만 사소한 범죄들로 들어오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마약과 폭력 부모를 둔 가정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하지 못한, 사랑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온 아이들”이라고 강조했다.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학대와 방치의 희생자'라는 설명이다. 

국제 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도 어린 청소년들을 성인 교도소에 함께 수용하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력 항의한 바 있다. 

[워치하우스 수감 청소년 사례]

〈# 1: 11세 소년〉
커뮤니티 방문객에게 “하루에 씨리얼로 아침 한끼만 먹은 적도 있었다. 경찰 아저씨들은 친절했다. 부모님이 마약 아이스를 하고 학대가 심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 2: 나이를 알 수 없는 소년〉
한 발에 무게중심을 두고 걸어다녀야 한다. 체포될 때 발에 채워진 족쇄로 인해 오른발이 심하게 부어올랐고 염증으로 인한 통증 때문이다. 의사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지만 간호사로부터 크림을 받았을 뿐이다. 자살 시도를 여러번 시도, 자살 방지 옷을 입고 있다.

〈사례 3: 16세 소녀〉
25일 동안 워치 하우스에서 지내면서 자신이 11주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이 알려져서야  소년원으로 이송됐다.

〈사례 4: 나이를 알 수 없는 소년〉
브리즈번 워치 하우스에서 23일동안 독방에서 지냈다. 이 소년은 자신의  생일날이 잊혀진 채로 지나갈까봐 걱정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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