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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공연자,심봉사 하나된 배일동 명창의 [심청가] 무대

기사승인 2019.09.09  10: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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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과 소리의 뿌리> 강연, 6일 한호일보 문화센터에서 열려

 “국악 세계화보다 변질된 우리 문화의 정신 바로 세워야” 강조

배일동 명창은 가슴 속 애끓는 소리를 바위 속에서 터져나오는 물줄기로 품어냈다. 배 명창이 <심청가>의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부르고 있는 모습.

심봉사가 듣는 이들의 몸 안으로  들어와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아니, 듣는 이가 심봉사가 되어 딸을 잃은 그 통한과 눈을 뜨면서 만난 새로운 세계와의 환희를, 눈물로 쏟아내고 있었다.   

관객과 공연자와 심봉사가 하나된 지난 6일(금) 저녁 한호일보 문화센터에서 열린 배일동 명창의 <우리 말과 소리의 뿌리> 강연 후 배명창이  부른 심청가의 눈뜨는 대목 공연장에서다.

인공지능과 인터넷이 지배하는 첨단의 시대에서도 결코 주눅들지않고 한국인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존감이 ‘한국의 소리’, 즉 판소리를 통해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사회를 맡은 한성주 영상/ 사진작가는 배명창의 공연과 강연을 기획한 의도에 대해 “삶의 진실이 담긴 소리를 유튜브나 마이크를 통해서가 아닌 무대에서  직접 듣는 기회를 시드니 동포에게 제공하고 싶었다.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강연의 문을 열었다. 

배 명창은 “26세 때 전남 순천에서 출발한 배를 타고 브리스번, 요코하마, 시드니와 멜번, 파퓨아 뉴기니까지 배를 탄 적이 있어 호주와는 오랜 전 인연이 있다"면서 "오랫동안 함께 작업하는 호주 음악 동료들과 음악 터전을 이어가고 있는 시드니에서 강연을 한 것이 매우 뜻 깊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영국인 안나 애이츠-루 박사와 배 명창.

“한국의 말은 훈민정음 해례본에 풀이돼 있듯이 언어의 원리와 이치가 그대로 소리 속에서 율동하고 있다. 그 형성구조가 천·지·인, 초성·중성·종성으로 형성돼 있어 초성을 끌어와 중성으로 넓히고 종성으로 닫을 수 있다. 노래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일본은 하나로 합쳐지고 중국은 두음으로 분리되면서 올리는 음이라 한국과는 매우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는 한국의 소리가 일본과 중국 소리와 어떻게 다른지 직접 노래로 불러가면서 설명, 그 차이를 뚜렷이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또 "판소리의 발성과 장단과 호흡에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정신의 원형이 담겨 있다”면서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 보다는 오랜 역사 속에서 강대국들의 문화들을 무분별하게 접목시켜 변질되고 왜곡된 우리 문화의 정신원형을 굳건하게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음악과 문학을 하는 사람, 판소리가 낯선 2세 그리고 판소리로 박사학위를 연구한 외국인 등 약 50여명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참석자들은 ‘온 몸을 소리에 내 던져 이룬 판소리계의 야인’이 이 시대에 던지는 메세지에 깊이 공감했다.

배 명창은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모든 판소리 중 던져주는 메세지가 매우 강하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전환의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의 공연과 강연이 “우리 모두 어두운 눈을 떠서 새로운 가치관을 세워나가라”고 격려하는 것과 그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다.

강연 후 김철기 고수와 자연스럽게 일체가 되어 이루는 판소리 공연에서 관객들은 숨을 죽이며 새롭게 만난 판소리의 매력에 흠뻐 빠져들었다. 

무형문화재 배 명창은 가히 '이 시대 최고의 명창'이었으며 지리산에서 혼자 득음한 ‘판소리계의 야인’이라는 수식어가 틀리지않는 가슴 속 애끓는 소리를 바위 속에서 터져나오는 물줄기로 품어냈다. 

이우희 대금 연주자와 김철기 고수.

동포 손홍철 씨는 “잠 깨어 있었던, 잊혀진 그 어떤 내면이 내 심장을 일깨웠다”며 감격해 했다.

판소리 연구로 영국 소아즈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영국인 안나 예이츠- 루(Anna yates-Lu, 30세)) 박사는 “한국 전통 문화의 본질에 대한 연구자이기도 한 배 명창의 소리에서는 그의  깊은 철학을 느낄 수 있다”라고 평했다.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한호일보 주관으로 이렇게 귀한 강연과 공연이 시드니에서 열렸다는 것이 감사하고 귀하다”면서도 “한편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다음 기회에는 외국인들과 더 많은 동포들이 참석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깊이 체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일동 명창의 전설이 품어낸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소리’가 시드니의 밤을 물들였다.

이 날 공연에서는 동포 이우희 대금 연주가의 대금 산조 공연도 어우러졌다.

전소현 기자 rainjsh@hanhodaily.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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