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 온슬로(Onslow) 인근 세버나드 아일랜드(Thevenard Island)에 있는 쉐브론(Chevron)의 정유 생산 시설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브카이크 탈황 설비와 쿠라이스 유전이 예맨 반군세력의 드론 공격을 받은 뒤 16일 국제유가는 개장과 함께 20% 가까이 폭등했다. 아직까지는 호주 국내 유가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원유개발회사 오일 서치(Oil Search)의 피터 보튼(Peter Botten) CEO는 “사우디 정유시설 공격은 해당 산업에서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면서 “관련 산업의 인프라스트럭쳐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었다. 원유가격 급등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주 증시(ASX)에 상장된 원유와 개스 생산회사들의 주가는 최대 11% 폭등했다. 국제 원유시장에서 브렌트 중질류의 가격이 19% 급등했다.  

이와 관련, 조쉬 프라이든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재계 리더들과 투자자들에게 과잉 대응의 자제(not to overreact)를 촉구했다. 그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중국간 무역전쟁과 더불어 최근의 사우디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멈춤 기회’를 주었다”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비축유까지 꺼내며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무인기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아브카이크의 설비가 정상적으로 생산량을 회복하기까지 몇 주에서 최장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 전했다. 설비를 복구 중인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내부 분위기도 산유량을 이른 시일에 정상화하는 것은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호주는 국내 원유 수요의 약 75%를 수입에 의존한다. 국제에너지에이전시(International Energy Agency) 기준으로 호주의 원유 비축량(oil reserves)은 불과 59일분으로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탐 하우스(Chatham House)의 존 미첼(John Mitchell)은 “호주 원유 수요의 약 20%가 호르무츠 해협(the Strait of Hormuz)을 통과해 호주로 직접 수입되거나 아시아 국가들 통해 간접적으로 유입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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