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보수 입장 고수.. 시드니대교구 분리 추진” 비난도 

글렌 데이비스 성공회 시드니 대주교

글렌 데이비스 호주 성공회 시드니 대주교는 ‘동성애 결혼 지지자들에 대해 교회를 떠나라’는 지난 주 강경 발언이 일반 교인이 아닌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발언으로 교회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왔다. 

그는 “나의 발언은 주교 및 교회의 교리를 바꾸려는 사람들을 향한 것이며 일반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게이, 레즈비언, 트렌스젠더 기독교인들이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계속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주교는 더 선-헤럴드지와의 인터뷰에서 “동성애자들이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을 기뻐한다면서도 동성애가 죄라고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를 떠나라는 이유에 대해 “죄(동성애)을 축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성애자들과 간음한 사람들은 (회개하지 않으면)  지옥에 가게 될 것이라는 인스타그램 코멘트로 호주 럭비대표팀(더 월러비)으로부터 제명당한 이스라엘 폴라우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를 믿지 않고 그의 길을 따르지 않으면 지옥에 갈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경고해야 하는 것은 나의 임무이며 이것은 복음에 관한 것”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주교가 지난 주 성공회 시드니시노드(교구회의)에서 의장으로서 문제의 발언을 한 후 언론뿐 아니라 호주 전역의 많은 성공회 교인들로부터 교회 분열을 조장한다는 공격을 받아 왔다.

필립 프라이어 성공회 멜번 대주교

필립 프라이어 멜번 대주교(Melbourne Archbishop Philip Freier)는 “동성결혼은 사회적 이슈이며 양심의 문제(matter of conscience)”라고 해석해 데이비스 대주교와는 다른 입장을 취했다. 필립 아스피날 브리즈번 대주교(Brisbane Archbishop Phillip Aspinall)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아무에게도 교회를 떠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하고 “퀸즐랜드 남부의 성공회 교회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개신교 최대 교단인 성공회는 호주 의회가 합법화한 동성 결혼에 대한 입장을 내년 중 정리하기 위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데이비스 대주교는 “현재 성공회가 위기에 처해 있다. 그 위기는 일부 지도자들이 교회의 교리를 바꾸려는 것 때문이다. 나는 그러한 일이 호주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드니 대교구의 분리를 원하고 있다는 성공회 일각의 비난을 부인하면서도 “호주 성공회 지도자들이 내년에 동성 결혼 문제에 대한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시드니 대교구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회 시드니 대교구는 주요 사회 이슈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2013년 대주교에 취임한 그는 70세 정년이 되는 2020년 교구장 직책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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