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폭행•사망 사고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명칭 유래
중동에선 ‘화이트 프라이데이’로 개명 

미국에서 시작된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할인행사가 점점 인기를 끌면서 11월은 호주에서 가장 붐비는 ‘쇼핑의 달’이 됐다.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사이버 먼데이까지 4일간의 특별세일 기간 동안 약 4억 달러가 창출됐고 올해는 이보다 3배가 넘는 약 13억 달러의 소비자 지출이 예상된다.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행사는 본래 미국에서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다음 날 시작됐다. 크리스마스나 하누카와 같은 국제적 명절과 달리 추수감사절은 미국 고유의 세속적 기념일이다.

미국인들은 매년 11월 4번째 목요일로 지정된 추수감사절과 주말 사이에 끼어있는 금요일에 휴가를 받거나 일부 주에서 휴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소매업자들이 이날 매출 상승 목적으로 최대 할인 행사를 진행한 것이 블랙 프라이데이의 탄생 배경이다.

그 후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최대 쇼핑 데이가 됐고 현재는 유럽과 중동, 호주, 남아프리카, 남미,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도 주요 할인행사로 자리 잡았다.

NSW 대학의 팀 하코트 경제학자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 주요 요인은 미국의 국제적 입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광고는 전 세계 광고 효과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명칭은 미국 경찰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 값싼 물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광적인 쇼핑 행태로 폭행 및 사망 사고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2008년엔 월마트 매장으로 밀려 들어오는 인파에 깔려 한 남성이 질식사했다. 2010년엔 12명이 사망, 100명 이상이 상해를 입기도 했다.

한편 블랙 프라이데이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화이트 프라이데이’로 개명돼 불리고 있다. 중동에는 추수감사절이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매주 금요일마다 예배를 올리는 이슬람 교도인들에게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변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호주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는 본래 1939년 빅토리아주에서 71명의 목숨을 앗아간 산불 사태에 붙여진 이름이다. 하코트 교수는 “과거 비극적인 사고를 지칭하는 용어이기에 일부 시민들은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 대란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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