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청구 1만4천건, 클레임 13억불 넘을 듯
유로보달라 시장 “보험료 감당 못한 지방 주민들 많아”

NSW 남부 해안가 모고 주민 롭 세이어는 12월 31일 산불로 집이 전소됐다. 보험을 들지 않아 모든 재산을 상실했다

이번 산불로 전국에서 2천500여채의 가옥이 잿더미가 됐다. 호주보험협회(ICA)에 따르면 1월 첫째주까지 중간 집계 결과, 산불 보험 클레임은 1만4천건에 육박하며 클레임 액수는 13억불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가장 큰 피해를 당한 NSW의 이재민들 중 아예 집 보험(home insurance)이 없거나 보험을 들었지만 아주 낮은 가치로 가입한(under-insured)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 이브인 지난해 12월 31일. 40도 넘는 폭염에서 NSW 남부 해안가 베이트만베이, 알라달라, 이든 인근이 산불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만 100채 이상의 가옥이 전소됐다.

NSW 남부 해안가 모고(Mogo) 남쪽에 살던 롭 세이어(63, Rob Sayer)와 파트너 론다는 40년전에 지은 집이 산불로 전소됐다. 그는 2년 전부터 집 보험을 들지 않았다가 낭패를 당했다. 그야말로 하룻밤에 모든 것을 날린 셈이 됐다. 

2년 전 집 주변에서 대대적인 위험 감축 백버닝(hazard-reduction burning)이 단행돼 산불이 없겠거니하고 방심을 했다가 모든 재산을 잃었다. 약 200 에이커 상당의 이웃 땅이 개간돼 산불을 보호해 줄 것으로 안심했지만 클라이드 마운틴 산불(Clyde Mountain blaze)로 집이 전소됐다. 오갈 곳이 없는 그는 조카집 뒷마당에서 텐트 생활 중이다.  

“63세 나이에 집을 다시 지어야하는 상황에 놓여 너무 곤혹스럽다. 그러나 이것으로 세상의 끝은 아니다. 모두 살았으니까. 재건축을 하는 것은 멋지겠지만 훨씬 더 피곤할 것 같다.”

산불 발생 40년 전 건축한 집 앞에서.

남부 해안가에서 세이어의 스토리는 낯설지 않다.
토마킨(Tomakin)의 켄 슬론(Ken Sloan) 복구촉진(Rally for Recovery) 모임 회장은 “지역에 보험료를 부담할 수 없는 저소득층이 많다. 친구 한 명은 보험에 들었지만 집 가치의 절반이나 4분지 1정도만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유로보달라 샤이어 카운슬(Eurobodalla Shire Council)은 주민들에게 보험 클레임을 할 때 상황이 어렵지만 보험사의 낮은 오퍼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리즈 이네스(Liz Innes) 시장은 “정말 걱정되는 사태다. 주민들이 계속 이 지역에서 살기를 원한다. 보험사의 낮은 오퍼를 수용하지 말고 심사숙고할 것”을 당부했다.

세이어와 파트너 론다를 돕기위한 고펀드미(GoFundMe) 모금 캠페인이 시작됐다. 세이어는 “사람들의 관대함이 내 눈을 뜨게 만들었다. 긍정적으로 나를 바꾸었다”라고 말했다. 힘들지만 희망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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