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여행업계 “12월 30%, 1월 20% 예약 취소” 

산불 여파로 영국에서 방영이 취소된 카일리 미노그의 호주 관광 홍보 광고

유례없는 산불로 큰 타격을 받은 산업 중 하나가 관광/여행업이다. 호주관광업계는 호주인들이 국내 홀리데이를 취소하면서 약 10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했다. 호주 캐러밴산업협회(Caravan Industry Association of Australia)는 예약 취소로 인한 손실이 5700만 달러 상당이며 일부 캐러밴파크의 예약 취소가 80%에 달했다고 밝혔다. 산불이 나지 않은 켄버라조차 예약 취소율이 20%에 이른다. 
 
산불로 직격탄을 맞은 베이트만베이, 알라달라, 이든, 베가 등 NSW 남부 해안지역과 빅토리아의 이스트 깁스랜드, 북동부, 산악 지대는 관광 및 여행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더욱 피해가 컸다.    

호주관광산업협회(Australian Tourism Industry Council)는 산불 피해가 컸던 지역의 숙박 취소가 60% 이상인 것으로 보고했다. 빅토리아의 깁스랜드(Gippsland), 중부 빅토리아(central Victoria), 로우어 알파인 지역(lower alpine areas), 머레이, NSW 중부와 남부 해안가. 웨스턴 플레인(Western Plains), 타즈마니아 일부 지역이 이에 포함된다.   

산불이 극심했던 12월말과 1월초 해외 신문방송을 통해 잿더미가 된 호주의 임야와 코알라, 캥거루 포함 약 10억 마리의 동물이 죽었다는 부정적인 내용(negative publicity)이 몇 주 동안 집중 보도됐다. 이로인해 ‘청정 여행지(pristine destination)’라는 호주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고 여행 취소가 늘었다. 호주관광청이 영국인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제작 방영을 시작한 카일리 미노그의 호주 관광시장 프로모션 광고도 방영이 중단됐다.  

사이몬 버밍햄 연방관광장관은 16일 시드니에서 관광업 관계자들을 만나 산불 피해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드니의 한인 여행업소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16일 본지가 전화로 취재한 4개 여행사 대표들은 “대략적인 호주 여행 취소는 12월 30%, 1월 20% 정도”라고 밝혔다. 일일관광도 약 25% 줄었다. 성수기를 맞아 가장 분주한 시절이지만 매출이 줄어 연관 산업(요식업, 면세업 등)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하나투어 시드니 지점의 한두희 이사는 “1월 약 2천여명 중 5, 6백명이 취소했다. 지금은 예약이 줄고 있지만 앞으로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가이드들이 관광지 현장 사진을 찍어 호주의 모든 곳이 불탄 상황이 아님을 직접 알리고 있다. 산불 피해를 숨길 것은 없지만 지나치게 자극적 내용을 유튜브나 카톡으로 전송하는 것은 결국 동포 업계에 부메랑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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