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대학에서 1학기 시작을 늦춰 달라는 청원에 서명한 중국 유학생이 4천명을 넘었다. 이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된 여행 제한 조치로 호주에 돌아오지 못한 동료 학생들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측은 예정대로 2월 24일 개강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시드니대 대변인은 “우리는 학생회가 제기한 문제에 대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학교측에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을 설치하는 것을 포함하여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인데 중국에 있는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것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중국인 혐오증(Sinophobia)’ 증가 우려와 관련, 이 대변인은 “인종주의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어려운 시기가 지나는 즉시 학교는 중국 유학생들을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TS, 맥쿼리대학, NSW대학은 여행 제한으로 입국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온라인으로 학업을 계속하거나 1학기를 휴학하고 2학기에 복학하는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시드니대학 신문인 호니 소잇(Honi Soit)에 따르면 학생 청원은 2020년 1학기를 예정보다 2주 미뤄 3월 9일 시작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이번 청원은 학생회(SRC) 총무인 애비 쉬(Abbey Shi) 주관으로 중국 웹사이트인 WJX에서 시작되어 문자 서비스인 위챗(WeChat)을 통해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현재까지 서명한 유학생은 4천여명에 달하는데 이는 시드니 대 전체 유학생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쉬는 “학생들로부터 ‘이제 우리 학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이번 청원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RC 대표인 리암 도노휴(Liam Donohoe)는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이 참여한 청원을 들어 보지 못했다”라고 놀라워했다.

시드니대 학생들은 7일(금) 녹색당원들과 대학교육노조 (National Tertiary Education Union)와 함께 이민부 건물 밖에서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도노휴 대표는 “이는 단순히 중국 유학생들과 유대를 표현하는 것일 뿐 아니라 피해를 입은 모든 중국인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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