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영예 VC 수훈자.. 국민들 진위 여부 관심 집중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전한 호주군 영웅 벤 로버츠-스미스(Ben Roberts-Smith)가 7건의 불법적 살인(unlawful killings)에 관여된 혐의가 있다는 의혹이 신문사 상대 명예훼손 재판에서 공개됐다.
호주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SAS(Special Air Service) 요원으로 파병된 로버츠-스미스는 여러 작전에 참여하며 공적을 세워 영연방국가 최고 무공훈장인 빅토리아 십자훈장(Victoria Cross; VC) 수훈자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SMH)와 디 에이지(The Age)는 “로버츠-스미스가 2009~2012년 사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5건의 살인사건에 연루된 혐의가 있다”고 2일 의혹을 보도했다.
이와 관련, 로버츠-스미스는 혐의의 진위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확정적인 것처럼 보도한 두 신문사를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가장 최근 의혹은 2012년 9월 다완(Darwan) 마을 절벽에서 수갑을 찬 현지인 남성 알리 잔(Ali Jan)을 발로차 떨어지게 했고 나중에 다른 호주군 또는 로버츠-스미스가 총으로 그를 쏘아 확인 사살을 했다는 혐의다.
신문사의 변호인들은 “이 사건 당시 잔은 절벽에서 개울 바닥으로 추락했는데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그를 총살하자고 모의하는 장면을 본 증인이 2명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사가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증인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호주연방경찰(AFP)이 잔의 죽음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명예훼손 재판은 6월 진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연기됐다.
신문사의 변호인단은 사건 변호 수정용 신청서에 로버츠-스미스가 앞서 발생한 5건 외 2012년 2건의 살인 사건에 연루됐다는 새로운 혐의를 제기했다. 샌디 도슨 법정변호사(Barrister Sandy Dawson, SC)는 “당시 로버츠-스미스가 지휘를 했던 2 명의 병사들에게 각기 다른 사건에서 비무장 아프가니스탄 남성을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목격자의 진술이 있다”고 밝혔다.
또 “2012년 10월 시아초(Syahchow)에서 구금된 남성을 살해하라는 명령을 했으며 8월에는 솔라(Sola) 마을에서 억류된 남성을 총으로 쏴 살해하라고 지시하는 등 처참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원고(로버츠-스미스) 측의 브루스 맥클린톡 법정변호사(Bruce McClintock, SC)는 앤소니 베산코 재판장(Justice Anthony Besanko)에게 사건 피고측 개정 변론 요청을 거부하도록 요구했다. 언론사들이 일방적인 주장으로 원고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처음 언론사가 주장한 로버츠-스미스와 함께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한 군인이 사건 당시 다완에 없었던 것이 밝혀지자 상상력을 동원하며 실제가 아닌 떠도는 가십을 가지고 사건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파고측을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