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과도한 무력행사” 비난 쇄도 

경찰의 원주민 소년 체포 장면

NSW 경찰이 무방비 상태의 원주민 소년을 상대로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 진압(체포)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일 시드니 시티 인접지인 서리힐스(Surry Hills)에서 한 경찰관이 욕설을 하던 16세 소년(원주민)을 붙잡아 팔을 뒤로 돌린 상태에서 다리를 걸어 바닥에 거칠게 내리꽂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됐다. 영상에는 경찰관이 단숨에 소년의 등 뒤로 양팔을 잡고 다리를 세게 걷어차 소년이 바닥에 얼굴부터 고꾸라지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경찰과 동행했던 여경 2명은 남자 경찰이 수갑을 채우는 동안 다리를 누르는 등 제압을 도왔다. 

이 영상이 공개되면서 경찰의 과도한 법집행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바닥에 엎드려 백인 경찰에게 목을 짓눌리다가 숨진 사건이 터져 수십개 도시에서 인종차별 규탄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호주 경찰의 가혹행위가 공개되면서 국내에서도 비난 여론이 커질 수 있다.  

믹 윌링 시드니 중부수도권 경찰 책임자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의 민감성을 인지하고 있다. 혹여라도 영상이 왜곡돼 격분을 불러일으킬까 우려된다”라며 “철저히 공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 반경찰 시위가 발생하는 가운데 대중들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된 수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원주민 소년을 과도하게 진압했다는 비난을 받는 경찰관

문제의 경찰관은 복무 3년 차 순경으로 당시 인근 사건 현장에 출동해 있었다. 체포된 소년은 어떤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으며 가족에게 인계되기 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팔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엘리엇 NSW 경찰 장관은 “사건 요약 보고와 함께 영상을 확인했다”며 “적법절차 및 수칙 준수 여부를 중점으로 사건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주민 단체인 광역시드니 원주민 토지위원회(Metropolitan Local Aboriginal Land Council)의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의 사래”라며 “소년의 얼굴을 땅에 내리꽂은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소년이 언어적 폭력을 가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 정도의 무력을 행사할 만큼의 물리적 위협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주민 지역사회에 대한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은 ‘현재 진행형’의 문제라며 “29년 전에도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특별위원회 조사 가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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