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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빅토리아주 ‘코로나 억제 실패’ 이유는?

기사승인 2020.06.25  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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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주가 지난 9일 연속 신규 코로나 확진자 두 자릿수 증가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25일 현재 호주의 코로나 확진자는 7,557명이며 이중 6,924명이 완치됐다. 사망자는 104명(치명률 1.38%)이고 미완치 환자(active cases)가 529명이다. 16명이 입원 치료 중이며 이중 2명이 중환자실(ICU)에 있다. 이번 주 한 달 만에 2명(NSW와 빅토리아 1명씩)이 숨져 사망자가 104명으로 늘었다.

지난 7일 동안 151명이 늘었는데 이중 128명(85%)이 빅토리아 확진자들이었다. 나머지는 NSW 신규 확진자들이다. 호주의 미완치 환자 529명 중 NSW가 342명으로 가장 많지만 빅토리아주는 2주전 50여명에서 176명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호주의 최근 증가 중 85%가 빅토리아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빅토리아주의 신규 확진자는 멜번의 핫스팟으로 불리는 6개 카운슬(북서부 4개, 동남부 2개)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 핫스팟에 약 1백만명 이상(빅토리아 인구 630만명 중 18%)이 거주한다. 
24일부터 울워스와 콜스 등 슈퍼마켓은 빅토리아주 매장에서 화장지, 손세정제 등 10여개 생필품의 구매 제한을 재도입했다. 1천여명의 군병력이 동원돼 빅토리아의 호텔 격리와 집단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다른 주에서도 빅토리아에 지원을 제안했다. 

왜 유독 멜번에서 지역사회 감염(community transmissions)이 증가할까? 꼭 집어서 이것 때문에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보건전문가들은 빅토리아주 보건 및 인적서비스부의 조직상 문제(organisational deficiencies)를 취약점으로 꼽는다. 다른 주와 다르게 빅토리아주는 지역 보건 구역에 공중보건 유닛이 없으며 중앙에 모든 것이 집중된 형태다. 이런 구조 때문에 2차 감염 위험 상황에서 지역 보건소가 신속한 대응을 하는데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또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며 모든 주/준주의 최고의료자문관(Chief Health Officer)이 바이러스 대응팀의 수장으로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브렛 서튼(Brett Sutton) 빅토리아주 최고의료자문관(CHO)은 주총리, 보건 및 인적서비스부 장관, 차관보(secretary)로 이어지는 3단계 아래의 위치이며 실질적 총괄 책임자인 차관보에게 보고하는 5명의 부차관보 중 한 명에 불과하다. 다른 주와 다르게 홍보 조직도 없다. 

멜번의 6개 핫스팟은 비영어권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특히 새로 호주에 정착한 이민자들이 많다. 이런 커뮤니티는 특성상 해외의 가족, 친인척을 방문하는 빈도가 높다. 호주의 확진자 중 약 62%가 해외 감염자들이다.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가장 어려운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보건 당국의 메시지는 거의 대부분 영어뿐이었다. 바로 이런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해당 언어 매체가 필요했지만 가동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조사, 선거, 전염병 등 중요한 국가적 사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초래된다. 비영어권 유권자가 많은 선거구일수록 무효표(invalid votes) 비율이 높다. 선호투표 방식의 복잡한 호주 선거제도(특히 상원 투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점은 NSW도 마찬가지다.
 
최근 호주와 한국 모두 신규 감염자 중 해외 방문자들이 상당 부분을 점유한다. NSW는 23일 10명 신규 확진자 전원이 해외방문자들로 모두 호텔에서 의무 격리 중이다. 호텔 격리를 위해 NSW 주정부가 5천만 달러, 빅토리아 주정부가 3천만 달러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부담한 이유가 감염 위험이 높은 그룹을 초기에 격리해 지역사회 전염 리스크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함이다.  
 
빅토리아가 보건 행정에서 비영어권 커뮤니티 전담 부서가 없었다는 한계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것은 결국 공중보건 정책의 실패다. 이런 한계를 보면서 NSW 주정부의 크루즈쉽 ‘루비 프린세스호’ 대응 실패가 연상된다. 이 대응 실패의 결과는 21명 사망, 650명 이상 감염으로 심각했다.  

하루 15-25명 발병은 여전히 통제 가능 수준이다. 그러나 빅토리아주가 현 단계에서 억제에 실패하면 전국적 위험(nationwide risk)이 될 수 있다. 또 2차 감염 확산(second wave) 우려로 주경계 봉쇄 해제가 더 늦어질 것이고 관광여행업과 요식숙박업 등 경제적 손실도 더 커질 것이다. 

빅토리아주는 호주오픈, 멜번컵, F1 멜번그랑프리 등 호주가 세계에 자랑하는 스포츠 문화이벤트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빅토리아주가 조속한 시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에 다시 성공해 이전의 활력과 생동감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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