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참전용사 10명 선정 
경전철 외벽에 당시 사진, 이름 등 인쇄  
총영사관, NSW보훈처 주관
시민들에게 직접 알리기 

호주군참전용사 10명이 경전철 외벽에 소개됐다

6월 22일부터 7월 26일까지 시드니경전철이 호주인들에게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알리는 ‘움직이는 홍보물’이 되고 있다.  한국전에 참전한 호주 군인들 중10명을 선정해 이들의 이름과 참전 당시 모습(옛 사진들)을 인쇄한 포스터를 경전철 외부에 도배했다.  

 ‘Lest Korea Forget’(한국을 잊지 않도록..) 캠페인은 한국전 발발 70년을 맞아 NSW보훈처와 주시드니총영사관이 공동 기획했다. 

개막 행사에서  제프 리 NSW 보훈처 장관 대행은 “1950-53년 한국전 기간 중 연인원 1만7천여명의 호주군  장병들이 참전해 한국의 공산화를 막아내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 전쟁에서 호주군  340여명이 전사했고 1,2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오늘날 세계 주요 국가이자 호주의 혈맹 우방으로 발전한  한국을 보면서 호주 군인들의 희생에 더욱 경외심을 느낀다. 한국전 발발 70주년을 맞아 시드니경전철을 이용해 시민들에게 한국전쟁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제프 리 NSW 보훈부 장관, 한국전 참전용사인 이안 크로포드 호주 해군 소장(예비역), 홍상우 시드니총영사

이어 홍상우 주시드니총영사도 인사말을 통해 “한국전 발발 70년을 맞아 한국 정부가 호주군 희생자들에게 감사와 보은의 뜻을 전하는 취지에서 기획돼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계기를 통해 호주인들에게 한국전의 중요성이 잘 알려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앤드류 콘스탄스 교통부 장관은  “경전철 외벽에 소개된 호주참전용사 8명의 스토리는 놀랍고 감동적이다. 매우 효과적인 홍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시드니경전철에 소개된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다음과 같다.
이안 크로포드 해군제독: 17세 해군 입대, 19세 생일 전 한국전 참전. 호주 군함 실론(HMS Ceylon)호 탑승.   
렌 몽고메리 중위(Platoon B Company 3RAR lieutenant):  크로스훈장 수훈
스티브 도드 육군 병사(1RAR)
스태포드 레노이  병사(3RAR): 전사 후 부산 유엔군 묘역 안장. 
세실 슬라이: 공군 전투기 조종사 
그레이스 버리 간호관
워윅 브레이스거들 : 해군(RAN) 참전용사
브라이언 쿠퍼 : 육군 병사(2RAR)
프란시스 하셋  (3RAR) 3대대장. 참전 후  호주군 참모총장 퇴역 

 

크로포드 해군 제독이 한국전 참전 당시 사진( 19-20세)이 인쇄된 경전철 앞에서 당시를 회고했다

센트럴역에서 열린 개막 행사에 참석한 크로포드(Ian Crawford AO AM) 예비역 해군소장(Rear Admiral Ret’d.)은  “한국전의 중요성을 인정 받는 것과 호주 역사에서 연관성이 지속되는 점이  매우 감동적이다. 한국 전쟁은 잊혀지지 않았다(this war is not forgotten)”라고 강조했다.

이  이벤트 외 주시드니한국문화원과 앤작기념관은 호주참전용사 온라인 전시(6월 22일부터  연말까지), 브래들리 마네라(Bradley Manera) 역사학자와의 대담(6월 30일 공개), ‘부산으로 가는 길(Passage to Pusan)’ 다큐멘터리 상영(6월 23-30일) 등 4개의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전쟁은 과거사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며 70년이 지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시드니한국문화원의 박소정 원장은 “호주참전용사들은 한국이 폐허에서 시작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과 그들이 헌신하여 지킨 땅에서 피어난 민주주의에 대해 자랑스러워한다. 그런 반면 호주 사회에서 한국전쟁의 낮은 인지도를 안타까워한다. 그들이 삶을 바쳤던 전쟁역사에 대해 호주인들이 제대로 이해하도록 계속 힘써 주기를 원하고 있다. 공관과 문화원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큰 희생을 감수하며 헌신한 역사가 호주 국민들에게 기억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서운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처럼 호주 등 서방국가에서 한국전은 종종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으로 불린다.

NSW 역사교사 협회의 폴 키엠(Paul Kiem) 위원은 경전철 홍보 프로그램에 대해 “의미 있는 행사다. 아쉽게도 호주 중고교 역사 커리큘럼 안에서 한국전쟁은 극히 피상적인 수준으로 다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 역사 속에서 한국전쟁은 다른 사건들에 비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반면에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인 위협이라는 점은 호주인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현대사 교육에서 한국전 발발 배경, 경과, 의미 등 전반적인 내용이 전달되지 못한채 ‘위협적인 북한’이라는 이슈만 조명받는 점도 언젠가는 시정될 것이다. 시드니경전철 홍보프로그램처럼 직접 시민들을 대상으로한  ‘알리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이런 시기다 앞당겨질 수 있다.

박 원장은 “공관과 민간 차원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호주인들에게 한국역사를 알리는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호주 학생들과 교사들의 한국 방문 후 매우 긍정적인 관심을 보인 사례를 설명했다.
박 원장은 “센트럴역에서 개막식 행사를 한 시간이 등교시간대였다. 방송국 카메라를 본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다가왔는데 문화원에서 준비한 브로셔를 보고 한국전쟁을 알게된 학생도 있었다. 역사 알리기는 이렇게 우연한 호기심에서도 시작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주한인공익재단(KACS, 이사장 승원홍)에서 4년 동안 진행한 호주미디어 전공 대학생 한국 방문견학과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한 호주 중견 언론인 대상 한국 초청사업 등은 한국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지닌 주류 언론인을 육성해 호주인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리는 길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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