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리더십’ 필요한 어려운 시기
코로나 상황 ‘캔버라 시민 안전’  최우선.. 협력 중요 
연방-주/준주 의회 유일한 한국계 정치인 자부심 
‘좋은 지역사회 리더 될 수 있다’는 점 보여줄 것 

호주 연방과 주/준주 의회에서 한국계 정치인은 ACT(호주수도권준주)의 엘리자베스 리(41, Elizabeth Lee, 한국명 이슬기) 주의원(MLA)이 유일하다. 그는 지난 연말 ACT 선거 직후 신임 야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주에서 아시아계 정치인이 준/준주 야당대표가 된 것도 이슬기 의원이  최초였다. 

당대표 선출 후 그는 “캔버라 자유당은 선거 결과(6연속 패배)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캔버라 유권자들이 큰 소리로 말했고 우리는 반드시 이를 경청해야 한다”라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일부가 아닌 모든 캔버라 시민들을 대표하기를 원한다. 캔버라 자유당은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의원은 2016년 ACT 선거에서 자유당 후보로 당선됐다. ACT의 5개 선거구 중 하나인 쿠라종(Kurrajong) 선거구에서 두번째 도전에서 당선돼 ACT 정계에 진출했다. 2020년 선거에서는 쿠라종의 자유당 1순위로 재선됐다. 그는 당내에서 중도 성향이며 야당 교육과 환경 담당을 역임했다. 

18세부터 캔버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슬기 의원은 정계 입문 전 변호사로 법대(ANU, 캔버라대학) 강사로 활동했다. 시드니 동포 이연형 전 호남향우회 회장이 그녀의 부친이다.     

한호일보는 호주 주류 정치권에서 ‘아시아계 기대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슬기 의원을 2021년 신년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했다. 코로나 관계로 연말에 서면(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새해를 맞아 먼저 한인 동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1년 한호일보 모든 독자들에게 행복과 번영을 기원합니다. 지난해는 모두에게 어려운 해였지만 우리는 희망을 갖고 새해를 맞이합니다. 모두에게 특히 지역사회 취약계층에게 안전한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모두는 또 다시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역사회를 위해 안정적이며 좋은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모범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 유감스럽게도 지난해 10월 ACT 선거에서 자유당이 또 다시 패배했다. 이슬기 의원으로 당권을 교체한 캔버라 자유당이 새해 주력할 정책은 무엇인가?

“2021년 나의 주안점은 지역사회와 그들의 열망을 대변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2020년은 모두에게 매우 어려운 해였고 불확실한 또 한 해를 맞이하고  있다. 나는 소란스러운 시기에 지역사회를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지역사회와 나의 팀을 지지하면서  모든 캔버라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다. 

내가 명예롭게 이끌 캔버라 자유당원들에게 나는 큰 자부심을 갖는다. 나의 팀은 모든 다양한 인생 경험을 했고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캔버라 주민들로 구성됐다. 노동당-녹색당 연대의 준주정부가 책임을 다하도록 야당으로서 최선을 다해 견제할 것이며 2024년에는 반드시 집권 정부가 되도록 정책 개발에 주력할 것이다.”

▲ ACT 노동당 정부가 무려 20년동안 장기 집권 중이다. 어떤 분야에서 문제가 가장 많고 취약한가? 

“노동당의 20년 장기 집권으로 캔버라는 부동산 관련 공과금이 기록적으로 상승했다. 공립병원 대기기간은 나라 전체에서 가장 긴 편이며 학업 성적도 뒤쳐지고 있다. 지역사회 대중교통망 예산도 크게 삭감됐다. 

모든 캔버라 주민들에게 영향을 주는 정부 결정에서  투명성과 책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해 선거(의원 25명 선출)에서 6명의 녹색당 의원들이 당선되면서 3명이 내각에 참여하고 있다. 이 노동당-녹색당 연대가 ACT 정계를 장악했는데 우리는 그들의 의무를 다하도록 강력하게 견제할 것이다.”   

▲ 코로나 사태로 일상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호주 정치권에 어떤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가?

“지난해 호주인들은 코로나 사태 속에 직장, 대인관계, 소통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일하는 시스템에 대한 융통성 있는 접근, 우리가 당연시 해온 산업과 직업의 가치 그리고 전문가의 자문과 진정한 지역사회 여론수렴에 기초한 의사 결정의 중요성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계속될 중요한 것들이다. 

팬데믹과 바이러스의 영향을 통해 우리는 어려운 시기에 우리 모두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배웠다. 바이러스는 사람과 국경을 차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 영향을 주는 의사 결정권을 가진 지역사회 리더들은 반드시 그 의무를 심각하게 여겨야하며 모든 사람들을 포함한 신중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 이슬기 의원은 호주 연방 및 주/준주 의회에서 유일한 한국계 정치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의 호주 정치권 진출이 인구 숫자에 비해 상당히 저조하다. 정치권 진출과 관련,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호주 의회는 우리가 섬기는 지역사회의 다양성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호주 정계에서 너무 오랫동안 이런 점이 반영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의회에 진출하는 것은 고무적인 반면 인종적 다양성은 여전히   심각하게 부진하다. 

내가 호주 의회에서 선출된 첫 한국계 호주인이 되려고 시도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 점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다. 우리들은 여기(호주)에 속해 있으며 호주 사회에 기여할 무언가를 갖고 있다. 또 호주 정계에서 좋은 지역사회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다른 아시아계 호주인 청년들에게 내가 좋은 모범이 되야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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