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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 명분 강화한 ‘새 외국인 투자법’ 발효

기사승인 2021.01.14  1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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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여파 감안 ‘자국 보호 트렌드’ 확산

중국 외교부 “호주 정부, 중국 기업 정치적 차별” 비난

호주 정부는 2019년 중국 유제품 대기업 멍뉴의 호주 라이온 낙농 음료(Lion Dairy and Drinks) 인수를 불허했다

"우리의 지정학적 풍토가 더 복잡해졌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장관이 지난해 6월, 외국인 투자 관련법 개정안을 들고 나오면서 한 말이다. 그는 정작 '지정학적 복잡성'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의 개정안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세간의 중론이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국가안보에 민감한 분야'에 대한 규제 강화였다.

호주는 중국 자본의 유입과 견고해지는 영향력을 통제할 필요가 있고 외국인 투자 규제는 세계적 동향이었다.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보수성향 전국지인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지의 기고에서 "미국, 영국, 일본, 뉴질랜드 등 우방 국가들은 핵심적이고 민감한 분야를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외국인 투자를 강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국가안보'에 대한 새 심사기준을 예고한 호주 정부의 개혁 법안이 발표된 후 중국의 저항감도 관측됐다. 중국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이어서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국내 비판도 있었다. 호주와 중국의 갈등이 크게 격화됐던 2020년 11월 중국은 ‘호주 정부에 대한 14개 불만사항’에 '중국인 투자 차단'을 포함시켜 이를 중국에 대한 적대행위로 간주했다.

그러나 호주 정부의 외국인투자 및 인수합병법(FATA: Foreign Acquisitions and Takeovers Act, 1975) 개정안이 작년 12월에 의회를 통과한 후, 올해 1월 1일부터 공식 발효됐다.

이에 따라 국가 안보 우려가 제기되는 모든 외국인 투자는 그 금액에 상관없이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RIB)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종전까지 외국인 투자는 둘 중 하나에 해당하면 국익에 따른 제재를 받았다. '중대한 사업활동'과 '신고해야 하는 사업활동'이다. 여기에 '신고해야 하는 국가안보 사업활동(notifiable national security action)' 부문이 추가된 것이다.

이 국가안보 사업활동은 '국가안보 사업(national security business)'을 하는 기업에 대한 지분(최소 10%)을 매입하거나 이러한 사업을 직접 시작하는 경우 등을 말한다. 법률가들에 따르면 국가안보 사업은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에너지, 통신 등의 인프라, 방위 관련 산업 등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외국인 투자에 관한 재무장관의 재량권도 커졌다. 재무장관은 거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차단하거나 거래에 조건을 부과할 권한을 갖는다. 이전과 달리, FIRB가 이미 투자를 승인했더라도 추가적인 조건을 달 수 있다.

최근 중국 공기업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의 호주 대형 건설사 프로빌드(Probuild, 남아공 본사) 인수가 불발되자마자 새 외국인 투자법이 곧바로 언론에 거론됐다. 프라이드버그 장관과 FIRB가 CSCEC에 투자 승인을 '국가안보를 이유'로 거절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안보를 저해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견제가 암시된 새 외국인 투자법의 기조 탓에 프로빌드 인수 불발 건이 중요한 투자처인 중국과의 갈등을 해소할 기회를 잃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존 듀리(John Durie) 디 오스트레일리안 칼럼니스트는 "중국 기업의 프로빌드 건설사 매각을 거절한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의 결정은 모리슨 정부에 의한 경제적 자살행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예상대로 중국은 프로빌드 인수 불발 건을 두고 호주 정부를 비난하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 리지안(Jhao Lijian)은 12일 “호주 정부가 중국 기업을 정치적으로 차별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리지안 대변인은 이번 건이 호주가 호주-중국 자유무역협정(FTA)를 위반한 가장 최근 사례라고 주장했다.

반면, 호주 정부는 새 외국인 투자법이 국가안보와 관련되지 않은 거래에 대한 규제를 풀었기 때문에 해외 투자 유치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2020년 외국인 투자 심사과정을 강화했는데도 호주 경기를 회복할 만큼의 투자 수준은 유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요인이 외국인 투자 부문 개혁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단지 중국 간섭을 막기위해서가 아니라, 팬데믹 여파로 부실해진 호주 기업을 보호할 경제적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프라이든버그 장관이 설명했듯이, 외국인 투자에 대한 세계적인 '자국 보호' 추세는 상업적 목표보다는 전략적 목표를 따른다. 호주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다.

이용규 기자 yklee@hanhodaily.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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