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팀 무시하며 트럼프와 과도 유착”
‘미 의회 난입’ 관련.. 트럼프 언급 없이 폭력사태 개탄
“크레이그 켈리 등 여당내 극우 주장 묵과”  

(왼쪽부터) 앤소니 알바니즈 연방 야당대표와 스콧 모리슨 총리,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조 바이든 신임 미 행정부는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보다 대국적이며 전략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일방주의가 아닌 다자협력 관계를 활용해야 한다. 미국은 주변의 작은 나라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하거나 갈등 위험을 떠넘기지 말고 중국과 맞서 경쟁해야 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호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지나치게 한 쪽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이견에도 불구하고 동맹국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우리를 지지하라는 강요나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인 19일(화) 퍼스 미국아시아센터(Perth USAsia Centre)에서 앤소니 알바니즈 연방 야당대표는 대외정책 연설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 세력의 미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 알바니즈 야당대표는 “미국 민주주의는 강인함(resilience)을 보여주었고 이를 손상하려는 내란 시도는 실패했다. 그러나 미국은 위기에 근접했었고 완전히 분열된 나라 상태다. 최근 사태에서 가장 큰 비극은 미국의 힘이 내부로부터 약화된 점이다. 미국 동맹국으로서 이런 힘의 회복을 격려하는 것은 호주의 이익과도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 민주주의적 규범이 공격을 받을 경우, 동맹국인 호주는 절대 침묵을 지켜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하고 “스콧 모리슨 총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나치게 유착된 관계를 유지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당은 미 의회 난입 폭동에 대한 모리슨 총리의 초기 미온적인 반응을 공격해왔다. 모리슨 총리는 “폭력은 비참하다(distressing)”라고 비난했지만 군중을 선동한 행위로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 반면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 주요 서방 세계 지도자들은 한 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선동 행위를 강력 성토했다.
 
알바니즈 야당대표는 이어 “여당 평의원들인 크레이그 켈리(Craig Kelly)와 조지 크리스튼센(George Christensen) 의원들은 트럼프 광팬들로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 대선 부정 시비와 코로나 백신 음모론 등 근거없는 주장을 전개해온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들이다. 모리슨 총리는 당내 트럼프 지지자들의 아바타들과 음모론 추종자들을 대적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조심하면서 이들의 과도한 발언을 제지하지 못했다”라고 추궁했다.  

이어 알바니스 야당대표는 바이든 신임 행정부의 국제사회 이슈와 다자주의 복귀를 환영하면서도 “독재적이고 고립주의적인 미국내 기류가 글로벌 리더십을 복구하려는 바이든 신임 행정부의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주 연말 휴가를 마치고 18일 업무에 복귀한 스콧 모리슨 총리는 19일 시드니의 2GB 라디오와 대담에서 “미국은 1년 내내 폭력 시위로 매우 혼란스러웠고 불안감을 주었다. 그러나 새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유착 관계’에 대한 비난에 대해 모리슨 총리는 “대미 관계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며 미국 대통령과 협력을 하는 것이 호주의 국익을 위해 중요하다. 나는 펜스 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과도 특히 긴밀하게 협조했다”라면서 국익을 위한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모리슨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을 하지 않았다라는 지적에 대해 “외국 지도자에 대한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라는 변명으로 침묵했다. 

모리슨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특히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한 것과 관련, 중국 관영 매체는 ‘호주는 미국의 애완견(lapdog)’이라고 맹비난했다. 알바니즈 야당대표는 모리슨 총리가 지난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공개 촉구한 것은 실책이었다라고 주장했다. 호주 총리가 서방세계 지도자들과 연대해 국제조사를 공동 촉구한 것이 효과적이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모리슨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홀로 나서 이 주장을 했고 중국은 거센 반발과 함께 무역 보복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알바니스 야당대표의 모리슨 총리 공격을  발언하고 나섰다. 이스라엘 대사를 역임한 데이브 샤마(Dave Sharma) 자유당 의원은 트위터에서 “국내에서 어떤 영향이 있는지 모르지만 해외 지도자들에 대한 무책임한 공격은 호주 총리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모리슨 총리의 침묵을 옹호했다. 그는 이어 “알바니즈 야당대표가 중국 지도자들을 비난한 적이 있던가? 물론 없었다. 그는 국가 외교 관계를 주관하는 정부 대표의 역할을 오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유당의 제임스 패터슨 상원의원(Senator James Paterson)도 “다른 나라들이 미국 행정부와 관계 유지에 어려움이 있었을 때 호주는 관세 장벽을 피했고 난민 재정착을 유지했으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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