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데이(Australia Day, 호주의 날)를 둘러싼 논쟁이 올해도 계속되는 가운데, 호주인 절반 이상이 원주민의 역사를 인정하는 새로운 국경일 제정을 지지하고 있다.

에센셜 미디어(Essential Media)가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https://essentialvision.com.au/category/essentialreport)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원주민을 위한 별도의 국경일(이하 원주민 국경일)을 정하는 데 긍정적이었다.

조사에서 원주민 국경일 제정을 지지하는 입장은 두 가지로 나뉜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유지하고 국경일을 만든다.’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대체하는 국경일을 만든다.’ 이다. 응답자들은 대체한다(18%) 보다는 유지한다(35%)에 무게를 실었다.

연방선거 투표 성향으로 보면, 노동당(61%), 녹색당(77%) 등 진보 정당 지지자가 원주민 국경일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원주민 국경일 제정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다. 18-34세 응답자 67%가 이를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35-54세는 56%, 55세 이상은 39%의 응답자가 지지 의사를 표했다.

반대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원주민 국경일 제정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55세 이상 응답자 55%, 35-54세 응답자 29%가 원주민 국경일을 지지하지 않았다. 이에 동조한 18-34세 응답자는 17%에 불과했다.

한편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가 평범한 공휴일로 취급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그저 공휴일로 대한다”는 응답자는 53%였는데, 지난해 조사보다7% 올랐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기념하겠다는 응답자는 꾸준히 줄었다. 올해 조사에서 개인적으로 이날을 기념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29% 수준이었다. 같은 대답을 한 응답자는 작년에는 34%, 2019년에는 40%였다.

한편, 올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1분 묵념’을 해보자는 제안이 있었다. 원주민들의 핍박과 고통을 인정하는 취지로 무소속 연방 하원의원 잘리 스테갈(Zali Steggall)이 이를 요청했다.

그러나 연방정부는 이 제안을 강한 어조로 거절했다. 알렉스 호크(Alex Hawke) 연방 이민장관은 1 분 묵념이 “신중하지 못한 제안”이라면서 “우리 역사로 부정적인 정치를 하고, 원주민과 비 원주민 사이의 분열을 영속시킬 수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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