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절기인 경칩이 지났다. 겨울잠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땅위로 나오려고 꿈틀 거리며 식물의 새싹이 돋기 시작하는 계절이 북반부에서는 시작되었다.

계절이 반대인 호주에서는 결실의 가을이 찾아온 것이다. 만물이 약동 하고 열매를 맺는 지구촌에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방역 당국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 때 30 : 30 : 30의 규칙을 지킬 것을 권장한다. 즉 백신 접종 후 30분동안 병원에 머물며 이상 반응 여부를 측정한다. 또한 접종 후 30시간을 무리하지 말고 안정을 취한다. 접종 이후 30일동안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킨다.

코로나 백신의 보호 효과는 접종 2주 후부터 나타나며 약 1년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건 당국은 예측하고 있다. 이는 평상시 독감 예방 백신과는 달리 사상 처음으로 급속 개발된 코로나 백신이라 기간을 확정할 수 없는 현상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에서 102세의 나이로 강연과 저술 활동을 실행함으로써 노년 세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김형석 교수는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면서 30 : 30 : 30으로 3단계 인생론을 술회했다.
그는 30 : 30 : 30의 원칙을 인생에 대입해서 살라고 권고한다.
0-30세, 31-60세, 61-90세로 구분한다. 일생에서 30세까지는 교육 기간으로, 31에서 60세까지는 직장에서 일하는 생업 기간으로 하고 나머지 30년인 90세까지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는 누구나 그렇게 살게될 것이라고 예언 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세기까지 생존 기간이 60년을 넘기기 어려워서 자녀들이 부모의 회갑(만 60세, 回甲) 또는 환갑(還甲) 잔치를 반드시 베풀어 주었다. 그 당시에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70살까지 살기가 예로부터 드문 일이라는 뜻)’여서 60세까지 인생 설계를 하면 되었다.

현재는 평균 수명과 100세 노인이 대폭 늘었다. 작년 한국 인구 통계에 따르면 100세 이상 생존자가 무려 2만4천1백11명(2020년 8월 기준)에 달했다. 호주에는 4천8백28명에 이른다. 이제 회갑 이후 30년 동안의 인생 설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흔히 노년에 접어들면 여생(餘生, 죽을 때까지 남은 생애)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니까 죽는 날까지 그럭저럭 살다간다는 수동적인 단어로 볼 수 있다.
이제는 60세 이후 3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가장 중요한 필수 조건은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빼 놓을 수 없다.

시드니 한인 사회에서 가장 오래 되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등산 모임인 ‘청산회’가 있다.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의 카툼바(Katoomba), 루라(Leura), 웬트워스폴(Wentworth Falls) 등 산길을 등반하는 산행 모임이다.
40여명의 회원 중 90대의 건강 장수 노인이 두 분 계신다. 20여년간 등산로를 개척하고 리더로 봉사하고 있는 주성종 회장(92세)과 민수동(94세) 고문이 그들이다.

이 분들은 10km의 산길을 거뜬히 걷는다. 두 노인의 건강 비결에는 공통점이 있다.

# 각자 주택의 후원에서 텃밭을 일군다.
3추(고추, 상추, 배추)는 물론 오이, 가지, 호박, 깻잎 등 한식 메뉴에 오르는 채소를 가꾼다. 수확한 작물은 자녀들과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건강을 챙긴다.

# 부지런히 움직인다.
아침에 기상하면 밭으로 가서 채소를 돌보며 걷기 시작한다. 근처 공원에 가서 속보로 걷는다.

# 병원을 멀리한다.
혈액 검사를 하러 GP(일반의)를 방문하는 정도이며 가능한 약은 피한다.

# 일주일에 2번 블루마운틴 산행을 한다.

#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젊은 회원들에게 친절과 유머를 베풀고 잘 어울린다.

장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현재 우리는 각오를 새로이 해야겠다. 필자는 건강 장수를 위해 마음과 행동의 4대 원칙을 실천하려고 한다.

<마음>
1) 의심하는 마음(疑心)을 믿는 마음(信心)으로
2) 쩨쩨한 마음(小心)을 통 큰 마음(大心)으로
3) 변해지려는 마음(變心)을 한결 같은 마음(동심: 童心)으로
4) 교만해지는 마음(교심: 驕心)을 겸손한 마음(행심: 行心)으로

<행동>
1) 하자(Do it.)
2) 맺자(Connect it.)
3) 배우자(Learn it.)
4) 주자(Give it.)

보건 당국에 따르면 건강 수명과 평균 수명은 다르다고 한다.
건강 수명과 평균 수명은 남성은 6년, 여성은 10년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생을 마감 하기 전까지 6년에서 10년까지는 각종 질환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건강 수명은 아파서 누워있는 기간을 뺀 것이다.

나이가 들면 신체 기관의 노화 현상으로 젊은 시절과 다르게 마련이다. 옛말에 ‘무병단명 일병장수(無病短命 一病長壽: 즉 건강한 사람은 빨리 죽을 수 있고 병으로 고생하는 허약체질의 사람이 의외로 오래 산다는 뜻)라는 말이 전해 온다.

그러니까 마음을 느긋하게 갖고 아프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실습 하며 일상을 지켜나가자.

삶은 보배요 행운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나이가 70세에 어떤 직위에 있으면 통금 시간이 지났는데도 쉬지 않고 밤길을 다니는 것 같아 그 허물이 적지 않다고 지적 받기도 했다.

그러나 100세 시대가 도래한 현재는 다르다. 경로사상이 희미한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과 하원의장이 80세에 근접하고 있다.
오랜 세월 삶의 굽이와 바닥에서 길어올린 인생의 지혜는 노년의 특권이다.

사용하지 않는 근육은 쇠퇴한다고 한다. 정신과 육체의 근육을 부지런히 활용하게 되면 젊음이 숙성되어 발효가 되는 보람찬 노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노년의 수동적인 여생이 아니라 능동적인 현생을 살아가자.

"노인의 말은 맞지 않는 것이 별로 없다" 영국의 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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