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차 시장 10% 점유, 호주 0.7% 불과 

호주인 둘 중 하나는 '전기차'를 사고 싶어한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너도나도 친환경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런데 전기차 판매량은 신차 판매의 1%를 밑돌고 있다.

전기자동차협회(Electric Vehicle Council)의 연간 조사에 따르면, 다음 구매할 승용차로 전기차를 고려하고 있다는 호주인은 2018년 이후부터 약 50%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이 실제 구매로 거의 이어지지 않았다. 작년에 호주에서 팔린 전기차는 고작 6,900대에 불과했다. 신차 판매량의 약 0.7%를 차지했다.

영국인도 호주인과 비슷한 비율로 전기차 구매에 관심이 있다. 영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체 신차 판매량의 10%를 차지한다.

호주의 문제는 전기차 공급 부족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호주 시장에 최신 전기차 모델을 잘 선보이지 않는다. 유럽, 미국, 영국 등에서 잘 팔리는 전기차를 호주에서는 살 수 없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전기차 제조사로 떠오르고 있는 폭스바겐은 자사의 전기차 모델을 호주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마이클 바르취(Michael Bartsch) 호주 폭스바겐그룹 사장(general manager)은 "전기차를 사고 싶다는 호주인의 문의가 많았지만, 폭스바겐은 2020년 전기차를 호주로 보내지 않았다"고 ABC에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느슨한 환경 기준을 가진 호주가 전기차 판매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다. 현재 가장 큰 상업적 이점이 있는 곳은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유럽"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완성차업체에 엄격한 탄소배출 규제를 시행하여 업계로 하여금 어쩔수없이 전기차 시장에 주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는 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초과량만큼 벌금을 내야한다. 그 대신 전기차를 팔아서 얻는 '슈퍼 크레디트(super credits)'로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호주에는 적당한 가격대의 전기차 모델이 들어오지 않는다. 전기자동차협회는 3만~6만 달러 사이의 전기차 모델이 다른 시장에 비해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베이아드 자파리(Behyad Jafari) 전기자동차협회 CEO는 "영국은 그 가격 범위의 전기차 모델이 32종 판매되고 있지만, 호주는 4종에 불과하다. 심지어 그 모델들은 매우 낮은 가격으로 구매된다"고 ABC에 말했다.

업계는 호주 정부가 유럽처럼 의무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공급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기차를 저렴하게 보급하기 위한 국가적인 정책도 필요하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은 소비자가 전기차를 저렴하게 구입하도록 약 1만 달러 상당의 재정적 인센티브와 감세 혜택을 제공한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