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부터 신규 감염 매일 두 자릿수 불구  
해자드 보건장관 24일 “시드니 록다운 없을 것” 안일 전망
베레지클리안 주총리 “후회 없다” 교만 발언 
 
쉐인 올리버 “록다운 경제손실 매주 10억불” 추산 

14일 기자회견 후 묘한 표정을 지은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

NSW는 호주 국내 총생산의 3분의 1을 점유한다. 호주 6개 주 중 가장 경제 규모가 크다. 인구도 가장 많다. 그런 NSW가 광역 시드니 일대의 5주 록다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7월 13일 NSW 주정부의 록다운 2주 연장이 발표되기 전 호주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쉐인 올리버(Shane Oliver) AMP 케피탈 수석 경제분석가는 “6월 26일 시작된 현재의 광역 시드니 일대의 록다운이 만약 4주 더 지속될 경우, 경제 손실이 7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록다운 1주의 경제적 손실을 약 10억 달러로 추산한 셈이다.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6월 중순부터 시작된 이번 시드니 일대 록다운은 6월 26일부터 7월 30일까지 5주동안 지속된다. 그 후 더 연장될지 여부는 앞으로 2주동안의 신규 감염 통계에 달려있다. 따라서 매일 오전 11시 발표되는 하루 전 오후 8시를 기준으로 한 신규 감염 숫자와 감염 상태에서 지역사회에 몇 명이 머물렀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이 수치가 점차 줄어들면서 10명 미만이 되면 8월 록다운 해제로 웃을 수 있겠지만 만약 두 자릿수 이상 지속될 경우, 록다운 기간이 또 연장될 가능성이 커진다.
 
록다운이 길어질수록 피해가 큰 것은 물론이고 회복 기간도 장기화된다. 작년 멜번은 무려 163일(2, 3차)동안 록다운이 지속됐다. 이 여파로 멜번 CBD의 경제 회복에 2년 이상 걸릴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빅토리아의 2020년 경제 손실이 150억 달러로 추산됐고 2021년 경제 회복에도 상당한 여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주정부와 보건 당국의 록다운 발표가 늦었다. 한주 정도 빨랐어야 했다(should have been called earlier). 전염병 전문가, 경제학자, 기업가들 중에서 델타 변이 대응에 너무 안일했고 발표 시점도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존 바릴라로 NSW 부주총리(Deputy Premier John Barilaro)조차 “록다운 발표가 늦어 통제 능력을 상실했다”고 문제를 시인했다. 그러나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이 점을 실책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NSW에서 지역사회 감염자(해외 입국자 제외)가 6월 22일부터 계속 10명 넘었다. 6월 25일 22명이 나오자 주정부는 26일부터 2주 록다운을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닷새 이상 골든타임을 놓친 셈이다. 7월 10일부터는 계속 50명을 넘고 있다. 11일 77명, 12일 112명, 13일 89명, 14일 97명, 15일 65명으로 닷새동안 440명, 하루 평균 88명을 기록했다.
 

호주 지역사회 신규 감염 현황. NSW는 지난 5일동안 440명을 기록했다

약 보름 전 아담 마샬(Adam Marshall) NSW 농업장관이 식당 방문을 통해 코로나에 걸렸는데 브래드 해자드(Brad Hazzard) 보건장관이 마샬 장관의 근접 접촉자로서 일시적으로 (음성 판정 때까지) 격리했다. 6월 22일부터 10명 이상의 신규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의사 출신인 해자드 보건장관은 24일에도 “시드니가 록다운에 들어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전망했다. 그의 이같은 전망은 100% 빗나갔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의 안일한 대응도 문제로 지적을 받는다. 그는 록다운 발표 시점이 늦어졌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나는 단 한 개의 결정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매우 교만한 발언을 했다, 7월 13일 록다운 2주 추가 연장을 발표한 그의 얼굴 표정은 최근 매우 어두웠다. 이제 보건 자문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았다는 변명이 들린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치명타를 받고 있는 광역 시드니 록다운이 더욱 우려되는 점 중 하나는 작년 멜번 록다운 상황과 비슷한 양상이라는 것이다. 빅토리아주에서 이민자 인구가 많은 지역인 멜번 북부와 북서부에서 감염이 시작됐고 환자도 가장 많았다. 
NSW에서 비영어권 소수민족 그룹이 집중된 시드니 남서부 지역에서 매일 신규 감염자의 70% 이상이 속출되고 있다. 페어필드. 리버풀, 켄터베리-뱅크스타운 3개 지자체가 핫스팟의 중심으로 지목됐다. 14일 지역사회 신규 감염자 97명 중 70명, 15일 65명 중 46명이 시드니 남서부 거주자들이다.   

경제학자 쉐인 올리버는 “NSW는 빅토리아주 록다운의 교훈을  배우는데 실패했다(failed to learn). 주저하는 기간 없이 강한 초기 록다운(hard lockdown upfront)으로 대응했어야 했다. 록다운이 만약 2주 전으로 앞당겨졌다면 록다운 기간도 최단기간으로 줄일 수 있고 추가 강화 조치도 없었을 것이고 경제 손실도 최소화됐을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광역 시드니 록다운으로 호주의 올해 GDP 성장률이 올해 4.5%에서 4%로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벌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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