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슨, CDP26 총회로 국내외 분위기 반전 모색 

키스 피트 자원장관

국민당이 스콧 모리슨 총리의 2050년 넷제로 목표 지지한 대가로 주요 내각 자리 1석을 추가했다. 

하위 내각(outer minister)으로 강등됐던 키스 피트 연방 자원장관이 몇 개월 만에 주요 내각(cabinet)로 복귀했다. 자원장관의 내각 복귀는 국민당과의 합의 조건 중 하나인데 다른 조건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피트 장관은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가 국민당 대표를 3년 만에 다시 꿰찬 6월 하위 내각으로 내려갔었다. 그는 호주의 넷제로 목표 채택을 가장 강경하게 반대했던 국민당 의원들 중 한 명이다. 강력한 석탄산업 옹호자다.

그의 승격을 발표한 모리슨 총리는 25일 성명에서 "피트 장관은 자원 부문을 위한 강력한 목소리이며 그는 우리가 전통적인 수출에서 호주의 강점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 경제와 핵심 광물 분야의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각에서 국민당 소속 각료 수는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언론에서는 자유당과의 이번 거래에서 국민당이 각료직을 추가로 확보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모리슨 내각은 25일(월) 밤 자유당과 국민당의 합의안에 서명했다. 정부는 총리가 제26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를 위해 출국하는 28일(목) 전까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 상향 조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 보윈 야당 기후변화 담당의원은 “자유당과 국민당의 합의가 지역 일자리가 아니라 넷제로에 강력 반대한 국민당 당원 한 명의 일자리에 대한 것이었다”라고 비꼰 뒤 “넷제로 목표에 대한 호주 정부의 내부 반대가 기후 대응에 헌신적이지 않은 증거”라고 공격했다.

그동안 모리슨 정부는 2050년 넷제로 목표를 선언하라는 대내외의 압박을 받나왔다. 미국, 영국 등 동맹국, 국제기구, 환경단체 등의 요구는 COP26이 다가올수록 거세졌다.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강한 기후정책을 요구하는 여론도 커졌다. 25일 발표된 뉴스폴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47%는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정부가 우선순위로 놓아야 한다고 답했다. 작년 2월보다는 4%p, 2018년 7월보다는 23%p 오른 수치다.

자유-보수 연립은 양당 선호도에서 노동당에 뒤지고 있다. 올해 6월부터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노동당은 54% 대 46%로 연립에 크게 앞섰다.

뉴스폴은 “이런 상태로 총선이 치러진다면 하원 151석에서 노동당이 85석, 연립이 60석을 얻어 노동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모리슨 총리는 COP26 참석을 계기로 기후대응에 미진하다는 해외의 의심을 걷어내고 국내에서는 돌아서고 있는 민심을 반등시킬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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