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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지평 ‘시’] 도대체

기사승인 2021.11.25  16: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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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박기현

배운 것 없이 이 세상을 산다
사랑은 연습이 없고 이별은 언제나 실전이다

사람이 사람을 슬퍼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이 사람을 낳고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낮이면 타는 태양이 밤이면 울어 비가 내리고
애써 피운 봄꽃들이 하강하는 어둠 속으로
아무 단서도 없이 계절이 새롭게 발을 댄다
사우스포트 거리에는 살 찐 쥐들이 넘치고
새보다 마른 노숙자들은 언제나 취해 있다
그들은 알고 있다
취해야 바로 보이는 세상을

며칠 전 아버지의 부고를 전하는 후배의 전화를 받았다
세상을 향해 앓다가 갔으니 그는 전사한 것이다
자신을 부화하고
관속에 담겨 돌아서 가는
아버지를 잡고 후배는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도대체 알 수가 없는 방정식이라서

노숙자가 저녁 노을이 물들어 가는 거리를
이불이며 옷가지가 담긴 트롤리를 끌고
비틀거리며 간다
도대체 이세상은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한호일보 info@hanhodaily.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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