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4개 그룹
54%만이 “외롭지 않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드러나
“가족, 이웃, 교회 등 대화 시급, 무너진 공동체성 회복해야"
“빈곤, 우울증 및 정신질환 최대 원인”
호주인 5만4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BC 설문 조사 ‘오스트레일리아 토크(Australia Talks National Survey)’에서 호주인 상당수가 외롭다고 느끼고 있으며 특히 청년, 저소득층, 도시 거주자 등 특정 그룹이 외로움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 조사는 직장, 개인의 재정 상태, 성적 습관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실시됐다.
“당신은 외롭지 않습니까?(Are you lonely?)”라는 문항에 대한 답변 결과는 이 문제가 호주인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임을 드러냈다.
이전 조사에서 외로움은 안 좋은 식습관, 알코올 소비, 운동 부족보다 더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흡연과 같은 수준이었다.
특히 퇴직자는 커뮤니티와 얼마나 잘 연결되어 있느냐가 재정 상태보다 개인의 육체 및 정신적 건강에 끼치는 영향이 4배나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절반을 조금 넘는 54%만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과 같은 특정 그룹이 외로움 문제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첫째, 젊은이들이 외롭다고 응답했다. 18-24세의 청년 중 1/4이상(30%)은 “자주” 또는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전혀” 또는 “거의”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답변은 1/3이었다. 청년층의 외로움은 자살과도 연관돼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반면 노인들은 71%가 “전혀” 또는 “거의”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다. ‘나이 든 사람이 외로울 것’이라는 사회의 통념과 다른 결과이다.
둘째, 도심 거주자들(inner city dwellers)이 외롭다고 밝혔다. 이들의 50%가 “종종”, “자주”, “항상” 외로움을 느꼈으며 지방 거주자들은 42%가 외롭다고 답했다. 대도시 거주자의 15%와 지방 거주자의 20%는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결과도 대중과 거리적으로 떨어진 사람이 더 외로울 것이라는 통념과 반대되는 것이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세번째 그룹은 극우 보수 정당인 원 네이션(One Nation) 지지자들이었다. 극우 정치인 폴린 핸슨(Pauline Hanson) 상원의원의 지지자중 9%가 “항상” 외롭다고 대답했다. 이는 다른 정당 지지자 비율 2%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이와 관련, ABC는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극단적인 정치 운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네 번째, 소득이 적은 사람이 더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수입이 $600 미만은 21%가 “거의” 또는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반면 주당 $3000 이상의 고소득층은 10% 미만이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결과를 취합해 보면 빈곤이 우울증 및 기타 정신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이다.
ABC 방송은 외로움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현대 사회에서 모든 유형의 공동체 즉, 가족, 이웃, 교회, 정당, 노조 등이 위협받는 현실을 꼽으며 이에 대한 대화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