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확산 및 억제 속도 관건 
치료, 백신 개발 시점도 주요 변수 
정부 긴급구제안 ‘제한적 완화 효과’ 예상
증시 급속 폭락.. 회복도 빠를 수 있어  

코로나 사태로 호주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recession)의 위험’에 직면했다. 충격 최소화를 위해 연방, 각주/준주 정부. 중앙은행, 은행권 등이 경기부양책 등 다양한 지원안을 발표하고 있다. 

경제 여파는 분야별로 차이를 보인다. 관광여행•항공업, 레크리에이션, 요식숙박업, 소매업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반면 슈퍼마켓, 가전 판매, 수송업(배달 포함), 인터넷 게임산업, 실내 운동기구산업 등은 수요가 급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GFC) 
가장 최근의 경기 침체는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 사이의 글로벌 금융위기(Global Financial Crisis: GFC)였다. 이  기간 중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이 동원됐다. 그 결과로 2008년 10-12월 분기의 경제성장률이 -0.5%였지만 2009년 1-3월 분기는 1.0% 상승했다. 2011년 3월 사이클론 야시(Cyclone Yasi) 때까지 호주 경제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바이러스 감염 위기로는 2003년 사스(SARS: 중증호흡기증후군) 사태로 호주 경제 중 여행 관련 업종이 타격을 받았다. 호주 GDP는 2003년 전반기 0.4% 상승에 그쳤지만 하반기는 3.4% 상승했다.  
지난 1919년 스페인 독감(Spanish flu)은 1차 세계대전 종료 시점과 겹쳤다. 실질 GDP가 9.5% 하락했다. 1914-1920년, 1차 대전에서 호주군 6만명이 전사했다.    

실업률 급속 악화 예상
호주는 GFC의 11개월 동안 실업률이 4.0%에서 5.9% 악화됐다.  
1990-91년, 1981-83년 불황 당시 실업률이 5-6%에서 10-11%로 두 배 악화돼 2년간 지속됐다.  

현재 실업율은 최근까지 5.1%로 8년래 최저 수준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비즈니스가 부분-셧다운으로 문을 닫으면서 소매업, 요식숙박업, 문화예술분야. 레크리에이션, 항공•여행관광업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  
슈퍼마켓, 야채과일 판매, 제약업, 일부 건강관련 업종, 운송/배달업은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악화된 실업률은 바이러스의 억제 후 산업계가 재가동되면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식간 증시 20% 이상 폭락 
호주의 종합주가지수(All Ords)와 200대 우량지수(S&P ASX 200)는 2월 20일 기록적 상승 후 21.3%나 폭락하면서 상승에서 하락장세(bear market)가 됐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2월 12일 고점에서 18일동안 20% 이상 폭락했다. 

2007년 주가 대폭락 당시 호주 종합주가지수가 20% 이상 추락하는데 84일 걸렸다. 1987년 9-10월 대폭락 당시는 주가가 10.9% 폭락하는데 20일 걸렸다. 1970-74년, 1981-82년, 1990/91년 경기 침체 기간 중 주가가 추락했지만 2020년처럼 초고속 급락 사태는 아니었다.  

호주에서 멜번 증시가 1861년 가장 먼저 출발했다. 호주 증시는 1875년 첫 개장했다. 그 후 1, 2차 세계대전, 원자재 쇼크(원유, 양모 등), 금융위기, 테크놀로지 폭락(technology crash) 등 여러번의 충격이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만큼 급락한 전례는 없었다. 과거 전례로 추락 속도만큼 반등도 빠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경제 여건에 따라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경제대공황(the Great Depression) 당시 호주 증시는 1929년 2월 고점에서 추락 후 회복되는데 6년반 걸렸다.  

집값 충격 불가피 
1982년 불황 다음해 집값이 6.4% 하락했고 21개월 걸려 회복됐다. 1990/91년 불황 때는 큰 폭의 하락 없이 지나갔다.
2007/08년 GFC 때 2008년 2월 이후 11개월 동안 8.5% 하락했고 회복에 21개월 걸렸다.  

호주 집값은 2017년 10월 이후 21개월 동안 9.3% 하락했다. 2019년 8월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7.8% 상승했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 호주 정부와 중앙은행은 여러 수단을 동원해 경기부양 노력을 하고 있고 사회 취약계층을 지원한다.

이번 주 1300억 달러 규모의 중소기업 대상 ‘일자리유지 보조금(급여 지원)’ 정책 등 3차 긴급구제안이 발표됐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의 조치와 비교할 때 상당히 큰 규모다.  

호주 4대은행 중 하나인 코먼웰스은행의 증권사 콤섹(CommSec)의 크레이즈 제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불황을 피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정점에 오른 이후 억제되면서 호주 증시가 안정화될 것이다. 실업률도 역대 최고로 악화될 것인데 비즈니스의 재가동(경기 회복)으로 경제가 점차 정상화되면 일자리 복귀가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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