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가진 고객 상당수 생활비 부족 시달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무리하게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 BNPL)를 이용했다가 연휴가 끝난 후 부채로 곤욕을 치를 수 있다고 재무상담사들이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다.

호주재무상담(Financial Counselling Australia: FCA)이 매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BNPL 채무 때문에 재무상담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상담사의 84%가 고객의 절반, 대부분, 또는 모든 고객이 BNPL 부채를 지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전의 31%와 크게 비교된다.

응답한 재무상담사의 61%는 BNPL 부채를 안고 있는 대부분의 고객 혹은 모든 고객이 생활비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채무상담 헬프라인(National Debt Helpline)의 데브 슈루트(Deb Shroot) 재무상담가는 “여러 다른 회사에서 최대 9개의 BNPL 상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상환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슈루트는 “보통 이러한 상품들은 신용카드, 개인 대출, 고지서, 임대료 외에 추가된  부담”이라며 “사람들을 부채의 소용돌이로 빠뜨리고 있을 뿐”이라고 우려했다.

BNPL은 식료품, 의료비 등 일상적인 물품을 구매하는 지불 수단으로 점점 더 널리 쓰이고 있다. 유흥비, 비교적 액수가 큰 보육비, 휴가비도 BNPL로 충당할 수 있는 추세다.

하지만 신용카드보다 쉽게 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서, 채무 관리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위험성이 큰 상품이다.

만약 재정적 곤란에 봉착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납부 계획을 새로 짤 수 있는 프로그램에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반면, BNPL의 재정적 곤란 지원 프로그램은 아직 미흡한 상태다.

FCA 조사에서 재정상담사들은 험(Humm)의 지원 프로그램을 가장 나쁘게 평가했다. 10점 만점에 4.7점을 받았다. 집(Zip)은 5.5점, 래티튜드페이(LatitudePay)는 5.2점을 받았다. 애프터페이(Afterpay)가 5.9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하지만 주요 은행들의 점수가 약 7점임을 고려할 때 BNPL 서비스의 지원 프로그램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재무상담사의 95%가 소비자 보호를 위해 BNPL을 규제해야 하고, 국가신용규정(National Credit Code: NCC)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조사에서 답변했다.
슈루트는 “BNPL 서비스가 이자 대신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신용카드나 개인 융자 등을 다루는 NCC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BNPL 업체인 애프터페이, 험, 집, 래티튜드페이, 브라이트(Brighte), 클라나(Klarna), 오픈페이(Openpay), 페이라이트(Payright) 등은 업계에서 만든 자율 규제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FCA의 피오나 거스리(Fiona Guthrie) 최고경영자는 NCC의 목적에 맞는 규정을 개발해 BNPL 서비스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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