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 러드 주미국 호주대사(사진:ABC)
캐빈 러드 주미국 호주대사(사진:ABC)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를 저격한 발언을 한 케빈 러드 주미국 호주대사의 '임기'를 거론하자 호주 정치권에 파장이 일었다. 호주 정부는 러드 대사의 직무 수행에 변함은 없을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미국 대통령 재선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국 극우 정치인으로 손꼽혔던 나이젤 패라지와 함께 한 인터뷰에서 러드 대사에 대한 문을 받았다. 

호주 총리직을 역임한 러드 대사는 싱크탱크에서 활동할 때 트럼프를 "파괴적인 대통령", "서방에 대한 배신자"로 부르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낸 적이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만약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러드 대사의 임기가 짧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그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다지 똑똑하지 않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그가 조금이라도 적대적이라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오늘 페니 웡 외교장관은 앤소니 알바니지 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에 러드의 대사직을 유지할 것인지 질문을 받았다. 

"그렇다"라고 즉답한 웡 장관은 "러드는 매우 유능한 대사다. 그는 미국 의회에서 호주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터 더튼 야당 대표도 러드 대사에 대한 신뢰를 표명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알바니지 총리도 "그는 전직 총리로서 이 직책을 맡기로 동의하여 호주에 큰 공로를 세웠다"고 러드 대사를 지원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러드 대사의 정치적 견해를 고려하면 잡음의 소지가 있다. 

이전에 러드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과 민주주의를 진흙탕으로 끌고 간다", "치유가 아닌 분열을 조장하는 데 성공했다", "기독교, 교회, 성경을 악용하여 폭력을 정당화한다" 등의 강도 높은 비판 글을 올렸다.

더튼 대표는 러드 대사를 칭찬한 적이 있으나, 주미 대사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본인이 풀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